"요즘 젊은 사람들은 우리 걸 너무 몰라"
고창 모양성제 행사장 입구, 나이 90이 넘으셨다는 할아버지 한 분이 미투리를 삼고 계셨다.
파는 거냐고 물으니 '팔기도 하지만 그게 목적은 아니다'고 답하셨다.
당신은 농사일 틈틈이 평생 미투리 삼는 일을 해오신 분인데, 요즘 젊은이들이 우리 것을 너무 모르는 게 안타까워 부러 미투리 삼는 걸 보여주러 나오셨단다.
예전에는 마을 열 개를 지나야 미투리 삼는 집 하나가 있을만큼 귀했으나, 요즘은 그것이 무엇에 쓰는 건지, 짚신과 어떻게 다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다고...
높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육날 미투리와 팔날 미투리를 맵시 좋게 삼아내실 정도로 정정하신 할아버지는 고창 모양성제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실 계획이라고 했다.
꼬박 사흘은 걸려야 겨우 하나 삼는 미투리 하나에 고작 2만원 받으니 장사랄 순 없고, 그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것인 미투리를 알리고, 잠시나마 우리 것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다면 만족이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