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그리고 추억
어느날에 아내가 큰애에게 바둑을 가르쳐 주고 싶었나 봅니다.
몇가지 규칙들을 일러주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흑돌이 깔린 접바둑이 시작되었습니다.
승부는 예상되었지만 중간 중간 아내의 억지 한탄이 큰애를 더 즐겁게 합니다.
...
아내는 어려서부터 장인어른께 바둑을 배웠습니다.
장인어른의 취미 중 바둑과 장기는 몇 안되는 소일거리 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식들에게 바둑과 장기를 가르쳐 자식들이 무척이나 괴로운(?) 추억의 하나로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는 장인어른에게 좋은 점수를 따기 위해 아내에게 바둑을 배웠습니다.
처음 둔 바둑은 27점 접바둑으로 시작해서 9점 접바둑으로 금새 줄었고..
결국 몇판을 더 두어 9점 접바둑으로는 아내가 저를 이길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바둑의 재미는 결국 아내를 훌쩍 뛰어넘어 거꾸로 아내가 9점을 깔고서도 승부가 기울어 질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재미는 "바둑 두자.." "바둑 두자....어.. 바둑 두자..." 저의 지긋지긋한 재촉과 뻔한 승부에 지쳐버린
아내의 "다시는 바둑 두잔 소리 하지마" 라는 대국 거부로 인해 점차 흥미를 잃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바둑을 접은지 벌써 7년이 넘은 듯 합니다.
오랜만에 먼지 수북히 쌓였던 바둑판을 다시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간만에 아내에게 "바둑 두자.." 라고 했다가 다시 거부 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