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1
부식된 콘크리트 조각이 발로 채이는 골목길을 지나 오후 두시 태양이 내려쬐이는 공터에 앉았다.
아무도 없는 여름 한낮의 고요한 공간..
매미 소리와 멀리서 들리는 과일 장수의 확성기 소리... 그리고 은은히 풍기는 쓰레기 냄새..
흙이 드러난 동네 언덕..
누군가 버린 장롱을 질질끌고와서 본부를 만든다고 공사하고 남은 슬레이트와 폐목재로 지붕을 만들던 기억들...
엄마가 밥먹으라고 부를때까지 뛰놀고 뒹굴던 동네 공터
이제 서울에서는 공터를 찾아보기 힘들다.
간만에 딸아이를 데리고 공터를 찾아다녔다.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구거주지에 들어서자 어린 시절에 뛰놀던 공터와 비슷한 공간이 간신히 남아있었다.
흙과 콘크리드 더미, 풀과 담이 남아있는 공터.... 그러나 본부는 없었다.
Rollei 35SE/Lucky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