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 Peterburg #12
푸시킨의 집을 지나 모이카 샛강의 강변도로를 조금만 따라가면 모이카 샛강이 그리보예도프 운하와 만나는 지점에 도착하게 되고 여기서 '피 흘리신 구세주 사원'의 황금빛 양파 머리 쿠폴과 머리 타래처럼 휘감겨 소용돌이치는 푸른색, 하얀색, 녹색의 에나멜 쿠폴, 작은 입방체와 같은 사각형의 모자이크 쿠폴의 '그리스도 부활 사원'을 볼 수 있다. 러시아어로 '피 흘리신 구세주 사원'이라고 부르는 이 '그리스도 부활 사원'은 1883~1907년에 알렉산드르 3세에 의해 세워졌다. 알렉산드르 3세는 '인민 의지당'의 테러리스트에게 자신의 부왕인 알렉산드르 2세가 테러당한 바로 그 자리에 모스크바의 크렘린에 위치한 성바실리 사원의 러시아식 사원 건축 모델을 빌려 이 사원을 건축했다. 16~17세기 러시아 정교회 사원의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알려진 성바실리 성당은 알렉산드르 2세가 좋아했던 사원이었으며, 알렉산드르 3세는 부왕을 기념하기 위해 그가 피를 흘리고 쓰러진 자리에 전통적인 러시아 양식의 사원을 건축했던 것이다. 프랑스 출신의 건축가 알프레드 파를랑과 예술아카데미 출신의 이그나치 말리셰프가 건축한 사원의 정식 명칭은 '그리스도 부활 사원'이지만 흔히 '피 흘리신 구세주 사원'이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