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른다. 두시 오십 이분은 더 이상 두시 이십 오분이 아니다. 그렇게 그냥 시간이 흘러왔다. 그렇게 1년이 흘러왔다. 문득 지난 일년에서 사진을 빼면 아무것도 없던 내 삶이 아쉬워지기도한다. 하지만, 그 만큼 소중했냐면, 주저없이 '응' 이라고 대답해 버리기에 괜한 아쉬움은 접어버린다. 나는 이제 곧 떠난다. 떠남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고, 비워진 자리는 누군가로 채워질 것이며, 남겨진 사람들은 그저 늘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떠나간 사람은 어떻게든 떠나온 곳을 정리하고 새로운 곳에 정붙이고 적응하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견뎌내야겠지. 하지만.. 떠나간 자도, 떠나보낸 자도,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 견딜 수 있다. 나는 가지만 모든 것은 남는다. 남아있는 것들을 사랑할 방법은 딱히 없다. 그저, 그 어느 곳에서 살아가든, 최선을 다해 존재해주는 것만이 그대들이 나를, 또 내가 그대들을 사랑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이천팔년 어느 여름 밤.
하늘정원(정나)
2008-07-28 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