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부는소년
인도 맥그로드간즈에서
박수폭포 가는 길
언덕 모퉁이 돌아가는 길에
그림을 파는 가게가 한 채
서 있었다.
그림을 구경하고
잠깐 한숨을 돌리는데
가게 옆 의자에 피리를 들고
앉아 쉬고 있는
티벳 소년을 발견하였다.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려하자
옆에 선그라스를 쓴
아버지인 듯한 남자가
소년에게 뭐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잠시 후
소년은 피리를 입에 가져가더니
연주를 시작하였다.
동요 같은 단조로운 곡조의 피리 소리가
산기슭에 청아하게 울려 퍼졌다.
소년의 눈빛엔
고국을 등지고 이곳
맥그로드간즈에
자리잡을 수 밖에 없었던
티벳인들의 고단한 삶과
고향 티벳으로 향하는 그리움,
언젠가는 티벳의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굳은 의지가
유전되어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