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다 마날리에 도착한 지 3일 째 되는 날 올드마날리를 출발하여 쿠샬마을과 조그니머더Fall을 들러 뉴마날리 경유 숙소로 복귀하는 비교적 가벼운 트렉킹이 예정되어 있었다. 우리가 복이 많은지 조상님들이 덕을 많이 쌓아 그런지 날씨가 맑고 화창해서 먼산의 설산을 보고 감동한 나머지 풍경에 취하고 사진촬영을 하느라 시작부터 출발이 늦어지고 있었다. 가파른 암반에 새겨놓은 계단을 오르고 어느새 소때가 지나 갔는지 소똥으로 범벅인 좁은 길을 따라 산으로 밀림으로 올라갔다. 한참을 오른 뒤 쉬면서 일행을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팀 리더인 안내 선생님이 오질 않는다. 산중엔 아무도 없고 무슨 일이 생겼나 불길한 생각이 들고 조바심이 생길 때 나무를 한짐이나 지고 내려오는 아낙네를 만나 우리가 가는길을 물어보니 길을 잘 못 들었다고 한다. 머리가 휑해지는 느낌이 지나갔다. 그 아낙은 우리의 딱한 사정을 알고 짐을 내려 놓더니 길 안내를 자청하여 앞장을 섰다. 한참을 가다가 똑바로 난 길이 나왔을 때 이 길을 따라 가라하며 몇 번이고 가는 길을 설명해 주고 헤어지면서도 뒤돌아 보곤하였다.
김상섭
2008-07-02 0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