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지금은 전혀 카메라가 많지 않지만. 이거저거 부등켜 안고 있던 때도 있었다.
그시절 채 다소모시키지 못한 필름은 이 카메라에서 조금, 저 카메라에서 조금, 자리를 바꾸어 가며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한구석에 쳐밖혀 버린 필름이 있었나보다.
흑백 필름인데 벌크 필름인데 5컷 정도가 남은 걸 그대로 현상해버리긴 아까웠나 보다.
몇일전 생각이 나서 다 찍어버리고. 현상을 했다.
오랜만에 쓰는 현상액들이 상태가 별로였다.
오랜만에 하는 거라 내 실력이 나빠진 탓일지도..
여러컷의 사진들, 이제 보니 올해 초쯤의 사진들이었다.
사진속의 주인공들은 두툼한 겨울 외투를 걸치고 눈쌓인 길을 걷고 있기도 했고...
이미 내 기억속에서 조금씩은 사라져 버린 이미지들을 사진은 필름은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그 시절의 분위기 그 시절의 장소 그 시절의 관계 그 시절의 시절.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요즘 같은 이미지 시대에 사진을 하는 나에겐 그런일이 종종 발생한다.
위와 같은 사진을 발.견.하게 되었을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 한 컷의 빛 들어간 사진 그 속의 주인공 그리고 그 사진을 찍던 나
내기 억속에 어떻게 되살아 나고 있는지...
XA BULK tmax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