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사랑하려면 하루하루가 지옥 같을 때에는 하늘을 보아야 한다. 그러나 운수가 나쁘면 한 뼘 파란 하늘조차 찾기가 힘들다. 그럴 때에는 검은 구름 너머 흰 구름이, 흰 구름 너머 파란 하늘이 또 그 너머 검고 차가운 우주와 점점이 박힌 은색 별이 있음을 믿어야 한다. 깜깜한 밤이 계속될 때에는 기어코 해가 진 쪽 산을 타야 한다. 그러나 기어올라간 산 끝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더 높은 봉우리가 눈앞을 가릴 수도 있다. 그럴 때에는 그 산 너머 너르고 푸른 평야가 또 그 너머 하얀 백사장과 미처 지지 않고 수평선 위를 어른거리는 붉은 해가 한결같이 서로서로 도망가고 있다고 믿어야 한다. 구름을 뚫을 자신이 없으면 구름이 물러나기를 기다리며 창공을 상상하라. 밤이 길고 어둡다 싶으면 차라리 산이라도 타라. 인생을 사랑하려면 다들 그렇게 살더라.
김민
2008-06-25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