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은 내가 5집을 미친듯이 손꼽아 기다리던 겨울에 그만 죽어버렸다. 그 해에 나는 대학을 졸업했다. 학업성적이 우스웠으므로 취직 따위는 애당초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렇게 청춘이 끝나버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우겨야 할 참이었다. 무슨 까닭인지 그 해 겨울에 나는 김광석이 다음 앨범에서는 모던포크로 완전히 복귀할 것이라고 떠들고 다녔다. 무슨 마음으로 그렇게 떠들었을까? 내 젊음에서 김광석 노래를 빼고나면 그 끝을 알 수 없는 침묵만 남을 테니까. 그런 김광석이, 술에 취해서, 그것도 집에서 목을 맸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울어버렸다. 외로운 그 어느 집 한쪽 구석에서 내 청춘도 그렇게 목을 맨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청춘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 中에서
dicaholic
2008-06-14 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