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구를파는처녀
INDIA
리쉬께쉬를 떠나는 날
새벽에 일어나
사두의 숲을 산책하고
걷는 김에 람줄라 줄다리를 건너
시내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이렇게 일찍
그 처녀가 나와 있을 까
어제 우연히 마주친
나무장신구를 파는
인도 처녀에게 눈이 팔려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한참이나 쳐다보다가 눈치채이고
무안해하며 발걸음을 되돌렸었다.
새벽 사두의 숲을 산책하고는
아침 먹기에 이른 시간이어서
람줄라 건너서 그 처녀 있었던 곳까지
갔다가 오자
설마 이렇게 이른 시간에
나와서 좌판을 펴 놓을 리 만무하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고
있다면 나와는 인연이 깊은 처지이니
부탁을 하고 사진 촬영을 해야지
다리를 건너자
문을 연 가게는 거의 없고
짜이 파는 길거리 찻집에
몇 사람 앉아 차를 마시고
길거리엔 아직 적적하다.
멀리서 좌판을 펴고 앉아
책을 읽고 있는 그녀를 발견하고
쾌재를 부르고 계속 걷다가
지나쳐 배 선착장으로 내려가
계단에 앉고는
숨을 고른다.
멀리서 당겨서
사진 몇장을 촬영하는데
지나가는 어떤 행인이
그녀에게 일러바친다.
그녀에게 다가가
늦게나마 사진촬영을 부탁하니
그녀는 흔쾌히 승낙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잡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