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소나무
내 기억 속에 아버지는 소나무처럼 푸르셨다
너무 푸르러 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 소나무가 될 줄 알았다
늘 푸르러, 가끔은 아버지 낙엽지듯
가끔은 슬퍼하거나 절망도 하고, 허허실실 웃기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늘 소나무처럼 푸르렀다
아버지는 마지막 숨을 쉴 때도 푸르러서
'넌 바른 사람이 되어야 해!'라고 말씀하셨다
그런 아버지를 오랫동안 원망하다가,
어느 날, 내가 스스로 푸른 소나무를 그리워하고 있음을 알고,
놀랐다, 아버지를 닮고 있음에 진저리치게 놀라야 했다
아버지는 그토록 눈감은 후에도 푸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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