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왜 하필 나일까 , 라는 생각은 누구나 가끔은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만큼 그런 안타까움이, 쉽고 달콤하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까지.
세상은 넓고 내 몸뚱이는 작고 작아서.
내가 쉴 곳을 찾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거라고 여겼었고,
아쉽지만 실은 지금도, 그것이 생각만큼 쉽진 않다는 사실을 난 아직도 잘 깨닫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두리번거리고 내다 보아도 곁에는 아무도 없는데
그래도 내가 쳐다보지 않은 그 어딘가 쯤엔 누구든 있겠지 - 라는 식의 게으른 넘겨짚음으로
오늘도 삐걱이며 안심한다.
뭔가에 중독된 것처럼 비뚤어진 하루.
외롭다거나
준비되지 않았다거나
조금 쉬면 나아질 거라는 식의
그렇게 뻔한 핑계로 오늘도 지나간다.
그렇게 게으르게 꿈꾸며 넒은 들판을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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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09.
J.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