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눈물
수빈이는 지 엄마를 쏙 빼닮았습니다. 이쁜건 둘째치고..
가끔은 독하디 독한 모습에 아내와의 연애 시절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수빈이는 평소에도 아픈걸 참 잘 참아냅니다.
동네 병원엘 감기가 걸려서 가거나 할 때 보면 다른 또래의 아이들보다 또는 제 언니보다도
주사 맞는걸 잘 참습니다.
그래서인지 왠만큼 몸에서 열이 나서는 아프다는 말을 잘 하지 않습니다.
부모로서 아이의 아픈걸 모른다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2~3주 전부터 아이들이 소소한 감기로 힘이 없을 때도 그저 감기로만 생각하며 안일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몇일이 더 지나도 병세가 나아지질 않아 X-ray 촬영 결과 폐렴이라는 진단을 받아들고 근처 동네 병원 응급실을
거쳐 입원을 하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원인불명에 의한 폐렴이라는 진단으로 완치는 아니지만 퇴원이 가능하다는 말에 열흘 남짓 병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하는 날 또 언제 아팠냐는 듯이 쌩쌩한 수빈이 얼굴은 믿기지가 않을 정도입니다.
입원중에도 그 아픈 항생제를 잘 참아내고 주사 바늘에도 익숙해 진 듯 아무렇지 않게 피를 잘 뽑아내던 모습에
우리 부부는 보이지 않는 눈물을 쉴새없이 흘렸습니다.
이후에도 한차례 새벽 응급실을 다녀오고 두차례 병원을 더 다녀왔지만.. 여전히 수빈이는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앞으로 더 건강해질 수빈이가 이 못난 아빠 엄마보다 훨씬 더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