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
호칭
누군가에게 어떤 "호칭"으로 불리느냐에 따라 그 사람과의 여러가지 관계들이 알게모르게 결정되어진다.
"오빠"라는 호칭에 기분 좋아하는 그 어리숙하고도 맹한 정말 아저씨가 되었는지 요즘 들어 괜히 아저씨란 호칭이 싫어진다.
내가 여자였다면 아줌마란 호칭이 그런셈일것이다.
누군가를 어떤 호칭으로 부르는가는 사실 자신만의 문제는 아니다.
상대방이 내가 '형"이라고 불렀다고 해도 그 사람이 나를 동생으로 인정하지 않고 부담스러워하면 그 호칭은 괴로운 것이 될수도 있다.
또한 상대방이 나를 편하게 동생으로 여겨서 자신을 형이라 부르라고 해도 내가 상대방을 "형"이라 부르는게 불편하다면 그 호칭역시 마땅한것이 되지 못한다.
남자들끼는 술한잔 하면서 말을 트는 경우가 많은데 다음날이 되어서는 서로 호형호제한것이 민망해서 더 어색해지는 경우도 있다.
여자들에게는 더욱 호칭을 조심하는 편이다.
상대방 여자가 나이가 나보다 적어도 그렇고 많아도 조심해야한다.
나이가 적다고 편하게 이름만 부르거나 나이가 많다고 함부로 누나를 남발할수도 없는일이다.
남자건 여자건, 나이가 적던 많던 나는 주로 이름뒤에 "씨"를 붙여 존대하는편이다.
만남이 많아지고 서로가 편하게 되면 그에 맞는 호칭으로 바꾸기도 하지만 처음 정한 호칭이 바뀌는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1년전 수중모델촬영을 할때 만났던 사진속의 친구는 촬영내내 나를 선생님이라 불렀다.
수중촬영에 대해 가르쳐주고 수중모델일때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가르쳐 준다는 것 때문인지 나를 선생님이라 불렀던 것이다.
물론 내가 나이가 그 친구보다는 많지만 선생님이란 호칭이 왠지 어색하고 쑥스러웠다.
1년이 지난 다음 부산모터쇼일로 내려온 사진속의 친구를 얼마전 만나게 되었다.
1년전 수중모델촬영을 할때는 엄한 선생님처럼 딱딱하게 대했던게 사실 미안했었는데 성격이 털털한 이 친구는 엄하게 했던 내게 더 고마워했다.
"근데 선생님이란 호칭 정말 어색했어요"
-"선생님이니까 선생님이라 불렀죠~ 다르게 부를 호칭이 없었어요~"
"아..그래요? ㅎㅎ 그럼 앞으로도 선생님이라 부를거에요? "
-"아유~ 어떻게 불러야하나? 오빠라고 불러도 이상하고...ㅎㅎ"
"하긴 나도 계속 YK씨라고 부르고 앞으로도 그렇게 부를것같네요.."
-"저도 그게 편해요~ "
"하긴...호칭이 뭐 중요한가요~ 그냥 서로 편하고 친하면 되는거같아요~그러다 보면 호칭도 더 편해지겠죠~"
전문모델인데도 그에는 어울리지 않는(?) 털털한 성격때문에 더 멋져보이는 그녀.
앞으로 더 멋지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기원한다.
그녀에게 "선생님"으로 불려지는것도 나름 기분좋은 일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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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이 아름다웠으면 합니다
늘 즐거운 사진생활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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