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ria
숨바꼭질
내가 살고 있는 시리아 다마스커스의 메제자발(우리식으로 말하자면 메제산동네쯤 됨) 은 반 이상이 이라크인들이다.
모든 중동 국가들이 문을 닫고 그들을 잘 받아주지 않는 요즘 유일하게 이주를 허용해주는 고마운 시리아엔 그래서 이라크, 팔레스타인에서 전쟁을 피해 이주해온 사람들이 아주 많다.
뭐 이들덕분에 우리동네 집값이 많이 오르긴 했다.ㅡㅡ;;
이날도 땅거미가 질때쯤 주섬주섬 카메라를 챙겨들고 마을 산책을 나선다.
좁디좁은 골목길 저편에 한무리의 이라크 아이들이 모여놀고 있다.
난 카메라를 가리키며 어설픈 아랍어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기겁을하며 골목으로 숨는거다.
그러더니 채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내가 너무 궁금했는지 하나둘씩 몰래 고개를 내밀더니 우르르 몰려왔다 또 카메라를 들면 까르르 웃으며 숨는다.
이 유쾌한 숨바꼭질은 30분도 넘게 계속되고 어느덧 아이들은 20명 가까이 모여 동네가 떠나갈듯 야단법석을 떨며 숨바꼭질은 계속된다.
결국 너무 소란스러워지는 바람에 끝까지 제대로된 아이들의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이 숨바꼭질만으로도 너무 유쾌한 시간이었다.
난 우리동네가 너무 좋다... ㅋㅋㅋ
damascus, sy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