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의 모닥불을 배들이 둘러싸고 한 영혼이 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우리 배는 모닥불에서 가까웠다. 불쏘시개로 불씨를 뒤적이던 아저씨가 무어라 내게 말했다. 서툰 영어라 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한 문장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나는 여기서 삼십 년 동안 사람을 태워왔다오.
뿌자는 나뭇잎에 꽃과 양초를 엮어 만든 것으로 강물에 띄우고 소원을 비는 도구다. 작은 여자애들이 뿌자가 든 바구니를 이고 배와 배 사이를 돌아다녔다. 제는 쉬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여자애 하나가 우리에게 뿌자를 권했다. 아무도 말이 없자 심드렁해진 여자애는 뱃전에 걸터앉았다. 맨발이었다. 브라만들의 노랫소리가 단조롭게 들려왔다. 여자애는 무심한 눈길로 제를 지켜보았다. 아마 이방인인 내가 느끼는 감정과 비슷할 것이었다. 제는 맨발인 이들을 위해서는 올려지지 않는다.
별안간 무슨 생각을 했는지 여자애가 뿌자 바구니에서 하나를 꺼내서 조심스럽게 불을 붙였다. 치익 조그만 불이 붙었다. 나는 다른 곳을 찍는 척하고 재빨리 사진을 찍었다. 불 붙은 뿌자 하나가 바라나시 강을 동동 떠내려갔다. 그것을 바라보는 여자애도 나도 별 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