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눈은 쇠창살로 가득했다.. 여보, 지금 당신은 어떠한가요..? 그곳에서 행복한가요..? 여보, 당신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나요..?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뭐죠..? 아내가 물었다. 아니 전처라고 해야 옳겠다. 지금 그녀는 남편과 막 이혼을 하고 법원을 나오는 길이다. 법원을 나오며 아내는 남편에게 그렇게 물었던 것이다. 남편은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그저 그의 눈은 여전히 까맣기만 했고, 빛나야할 눈동자 속은 낡고 녹슨 쇠창살들만이 가득해 있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일까..? 아내는 슬펐다. 아내의 눈에는 이내 눈물이 고였다. 온몸을 도는 붉은 혈이 모두 눈물로 바뀌어 흐르는 냥 두눈에서는 눈물이 주륵주륵 하염없이 쏟아져 내렸다. 대꾸도 없이 차갑게 서있는 그에게 아내는 울음섞인 목소리로 또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서있는 그자리가 당신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몰라도, 당신이 그곳에서 그토록 원하는 바를 쫓기 위해 행동하는 그 모든것들로 하여금 당신은 모든 이들에게 불행을 주고, 그로인해 그들로부터 침묵의 비난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그것이 당신이 범하고 있는 가장 큰 실수라는 걸 꼭 깨닫기바래요.. 당신이 옳다고 내 뱉는 그 말들 한마디 한마디가 당신의 이기심과 어긋나버린 권위에서 비롯된것이에요 당신의 능력이라 믿고 휘두르는 그 칼날은 피를 보기 마련이에요. 당신은 스스로를 위대하다고 생각하나요..? 그런가요..? 착각하지 말아요.. 그것은 위대한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독재일 뿐이에요.. 그래서 나는 그런 당신과 함께 할 수 없어요.. 당신을 몰랐던 1년이란 시간은 행복했고 당신을 알아갔던 1년이란 시간은 너무나도 슬펐고.. 당신을 모두 알아버린 1년이란 시간은 참으로 잔혹했어요.. 당신과 함께 한 30분전의 시간은 심장이 얼음장같이 차가웠으나, 당신을 돌아선 지금 내 심장은 피어오르는 장작불처럼 따뜻해져 와요.. 내게 당신은 그런 존재에요.. 당신은 세상에 그런존재에요.. 단 1분 1초의 시간이라도 당신과 함께 있는 그 순간들은 냉동창고와 같은.. 그렇게 당신은 스스로를 고립해 가고 있는 거에요.. 스스로 검은 오로라속에 마음을 묻었고, 당신은 욕심속에 심장을 잃은거에요.. 마지막 부탁이에요.. 부디,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마세요.. 내가 바라는건 그것뿐이에요.. 안녕.. 아내의 눈에선 계속 눈물이 흐르고 있다. 두손으로 눈물을 닦을 힘 조차도 나지 않는다. 아내는 그렇게 돌아선다. 아내에게는 더이상의 사랑도 애정도 미련도 없다. 철저하게 그로부터 외면되어 졌으며 그녀도 그로하여금 철저하게 마음의 문을 닫았다. 아내의 따스한 눈물방울 같은 분홍빛 벚꽃잎들이 바람에 날린다. 법원의 넓은 광장에 남겨진 것은 남편뿐이다. 봄날 아름다운 벚꽃의 휘날림 속에서도 그는 여전히 차가웠다. 스스로 변하지 않는 이상, 그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의 심장은 언제나 얼어 있다.. 그의 마음속은 언제나 혼자다.. 모두가 그를 외면한다. 한때 그를 사랑했던 아내조차도 그를 외면했다. 그는 따뜻한 마음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그는 혼.자.다..
바나나~♬
2008-03-25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