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계절이 끝나는 무렵,
-오늘은 비가 안 오네.
어제까지만 해도 지겹도록 비가 내렸었다.
-이제 비의 계절이 끝나는거야. 다음주부터는 비를 볼 수 없을껄.
친구가 이야기했다.
조금은 아쉬워졌다.
한없이 덥기만 한 이 나라에서,
이따금 내리는 비는 시원하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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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곳에 왔을 때.
나를 제일 먼저 반겨준건 금연 표지판과 비였다.
며칠이 지난 어느 저녁.
어느정도 이곳에 적응이 된 나는 주변 쇼핑센타엘 들렀다.
그리고, 자그마한 올리브그린색 우산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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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비가 그쳤다.
결국 내 올리브그린 우산은 한방울의 비도 맞아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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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보니, 너 어제 우산 샀다고 그랬었잖아. 아쉽겠네.
-한국에 돌아가서 쓰면 돼. 혼자 비맞기 싫어하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어.
나는 친구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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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계절이 끝나고.
다시금 햇볕이 고개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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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이제 슬슬 잠수를 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