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오후의 19층, 갑자기 비가 내렸다.
한순간이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건.
보슬비로 시작했던 비는,
담배 한대를 다 태울때 즈음 창문을 때리는 장대비가 되어있었다.
조금전까지 저 아래 서있던 연인들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지금 내 눈앞에 남은 건, 어느 이야기 속에서나 나올.
희뿌연 물안개에 둘러쌓인 도시 뿐이다.
조심스레, 조그마한 소리로 널 불러본다.
............
저 아래, 택시 한대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갔다.
짜증섞인 경적 소리는 네 이름을 품에 안은 채 점점 멀어졌고.
또다시 나는 혼자 남게 되었다.
다시한번, 너의 이름을 불러본다.
............
대답하는 너의 목소리를 듣기에 이곳은 멀기만 하다.
But, I love you 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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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어제 갑자기 내린 빗속.
오랫만에 찍은 사진.
그리고,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아닌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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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랫만에 올려보는 사진입니다.
어쩌면 이제 다시 사진을 찍게 될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