盆唐, 그리고 가을의 끝..
가을의 끝과 겨울의 시작, 그 중간에 서서...
가로수 밑에 널려졌던
단풍잎 실크로드는
이제 바삭 바삭 말라버린
빛 바랜 양탄자가 되어
이리 저리 부는 바람에
그 모양새가 바뀌고 있고,
옷 속으로 사르르 불어들며
나를 자극하며
나의 존재를 일깨워주던
시원한 바람은
이제는 옷속으로
파고드는 것이 두려울 만큼
나를 소름끼치게 해 움츠리게 하고,
널 사랑한다는 마음을
하루 하루 키워가며
너를 본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나는
이제 너의 존재를 다시는 찾지 못할
두려움과 슬픔에 가슴아파
눈물 짓고 있다
이렇게 난 가을의 끝과 겨울의 시작..
그 중간에 서서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