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노을아...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곳에서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부모님을 자주 찾아 뵙지 못하는게 항상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2006년 가을에 친한 형님이 분양해 주신 '일호'라는 강아지는 그런 아쉬움을 부모님께 약간 덜어 드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름도 제가 나중에 장가가서 제 아이에게 지어주려 했던 이름으로 바꿔 줬습니다. '노을'...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중에 유난히 어머님을 잘 따랐고 자주봐야 한달에 한번 보는 저도 잘 대해 주더군요. 어느덧 노을이는 어머님께 '막내아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가끔 무뚝뚝한 어머님께서 노을이를 애지중지 챙기는거 보면 약간 샘이 나기도 했지만 가끔 제가 전화로 노을이 안부 물으면서 잔소리를 늘어 놓을하 하면 "걱정마라.. 노을이를 니라꼬 생각하고 키우고 있다.."하셨습니다. 어머님보다 더 무뚝뚝하시던 아버지도 밭일 마치시고 해가 어둑해질 무렵 노을이 산책 시켜주는것이 낙이셨다고 합니다. 시골이긴 해도 큰길로 나가면 차가 많이 다녀서 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하루 몇시간 정도는 노을이도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아버지는 말씀하셨고 몇개월 동안 아무 탈없지 잘 지냈습니다. 덕분에 나날이 몸짱이 되어가던 노을이었고 그 동네에서 짱을 먹을 정도로 훌륭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도 내심 그런 노을이를 뿌듯해 하셨구요.. 저도 집에 들릴때 마다 노을이 커가는 모습보며 사진찍는 것이 낙이었습니다. 춘천에 있는 지인들도 사진으로 만난 우리 노을이를 많이 이뻐 해줬고 뭣보다 분양해 준 형님이 노을이 커가는 모습을 보며 흡족해 하는것도 저에겐 기쁨이었습니다. 늠름하고 멋진 노을이 모습 레이에 올리는 것 또한 큰 낙이었습니다. 그런 소중한 우리 막내 노을이가 작년 12월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항상 염려하던 교통사고 였습니다. 그 소식은 사고후 한달뒤에 제가 집에 들렀을때 접하게 되었습니다. 가슴이 턱하고 막히는 것 같았고 화도 나고 안타깝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집안 분위기도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심각했습니다. 어머니는 노을이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과 저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매일 느끼는 노을이의 빈자리 때문에 힘들어 하고 계셨기에 제 감정 표현을 접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자기가 저녁에 풀어 놓지만 않았어도 하시며 자책하시고... 저 또한 노을이 자랑을 너무 많이해서 그랬나 싶을 정도로 미안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노을이를 분양해준 형님께 솔직히 사고 말씀을 드리니 본인도 많이 안타까우셨을텐데 노을이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다른 강아지 한마리를 더 분양해 주셨습니다. 원래는 노을이 색시감이었는데..... 암튼 노을이가 좋은곳에서 행복하게 뛰어 다니길 기원하고 어머니도 가슴에 묻은 노을이를 자유롭게 놓아주길 빌어 봅니다. 그리고 노을이를 분양해 주시고 또 '재 복 이'를 분양해 주신 형님께도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덧)짧았지만 막내아들 노릇 듬직하게 해준 노을이....정말 좋은곳에 가길... 그리고 다음에 또 인연이 닿는다면 더욱 길고 질긴 인연이 되길...
대한미남도감
2008-02-13 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