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찬흠이 경을 친 까닭! 3년 전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하면서 시작된 막샷이 수만장을 넘겼건만 예나 지금이나 사진 실력은 늘 제자리에서만 맴돕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남과 다른 독특한 감각과 개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출사를 나가는 열정도 없으니 제자리 맴맴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기를 쓴다는 심정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셔터를 눌러댄 덕에 아이와 우리 가족의 소소한 일상의 추억은 수만장의 파일 속에 온전히 남아 있습니다. 예전에 별이 아빠님의 <가족사진으로 도를 깨우칠수 있을까?>란 글에서 답한 것처럼 실력은 늘지 않아도 이건 분명히 남는 장사입니다. 이제 레이소다에 올리는 사진을 선택하는 권한은 제가 아닌 우리 맏이 유찬흠이 행사하고 있습니다. 개인 게시판의 사진 목록을 체크하면서 동생 일린이의 사진보다 자기 사진이 많다는 사실에 늘 뿌듯해 하는 녀석이니까요. 오늘은 처음으로 동물 접사 사진을 올려볼까 했지만 결국 녀석이 선택한 이 사진을 올리게 되네요. 엄마 머리끄덩이 휘두르는 장면이 제가 보기에도 무척 재미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사진은 저번에 올린 <유찬흠, 경을 치다!>의 연작이 되어 버렸네요. 녀석의 엉덩이에 왜 불이 났는지 이해하시겠죠? 제가 보기에도 참 어설픈 사진이지만 그냥 한번 보고 웃으시라는 뜻에서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자투리
2003-11-23 2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