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1924)..
동소문에서 인력거를 끄는 김첨지는 근 열흘 동안 돈벌이를 못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첫 손님으로 문안에 들어가는 마나님을 전찻길까지 태우고, 학생 손님까지 만나 1원 50전이나 받았다. 정말 운수 좋은 날이다. 집에서 나올 때 아내가 몹시 아프다는 말을 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집에 돌아가는 길에 친구 치삼을 만나 술을 한잔 한다.
그는 아내를 위해 설렁탕을 사가지고 집에 가지만 아내의 기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소리를 버럭 지르며 방안에 들어가 누워 있는 아내를 발로 걷어차니 아내는 이미 죽어 있다.
인력거꾼에게 다가온 작은 행운이 결국 아내의 죽음이라는 불행으로 역전되는 내용이다. 끝부분의 반전, 내용을 염두에 둔 반어적 제목 등으로 비극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사회적 주제를 뚜렷이 드러낸 작품이다. 김첨지라는 인물은 1920년대의 민중의 전형적 모습으로 신경향파 문학과 맥락이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