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눈 내리는 학교 운동장에서 펄럭이는 태극기를 바라보던 벗이 던진 말!
'눈, 비 오면 태극기 내리는 거 아닌가?'
그랬다. 예전 나 학교 다닐 때는 그랬다.
국기를 눈비 맞히면 나라에 큰 죄 짓는 것 마냥
호들갑스럽게 난리 부르스를 췄더랬지....
지금은 아니다. 그냥 주--욱 맞도록 내버려 둔다.
이런 걸 두고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는 거다.
한 때는 길이었다가,
또 다른 한 때는 길이 아니었다가,
길과 길 아닌 것을 가르는 저 목책의 경계가 부질없다.
저 목책의 경계에 주눅드는 우리네 인생사가 부질없다.
2007.10월@소백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