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시 소녀
가이드 책자에 의하면 아랫입술을 찢고 접시를 끼워 놓고 사는 물시 부족의 풍습을
노예로 팔려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혹은 악귀를 몰아내기 위해서 등으로 추측하고 있었다.
물시 부족이 언어가 없는 것도 아닌데 여러 가지 이유로 추측하는 것은
정확한 이유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물시의 여자들은 이유도 모른 채 으레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분명한 이유가 생겨났다.
바로 나와 같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함이다.
부족을 처음 방문했을 때 대 환영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지만,
조금 다른 종류의 환영이었다.
거의 모든 부족들이 달려들어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이었다.
부족을 방문함에 대한 보담이 아니라 컷당 촬영 비를 얻기 위한
돈벌이를 위한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수도에선 가정부 등의 일을 하면 한 달에 150비르(1만5천원정도)의 돈을 번다.
물시 부족을 방문하는 차량의 수를 얼핏 세워보아도
그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내 눈에는 그저 아직 어리고 예쁘게만 보이는 저 소녀도
곧 관광객을 위해 입술을 찢고 아랫니를 뽑는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일부 단체들은 이런 풍습은 보존되어야 한다고 하고,
그를 위해 오히려 사진을 찍고 비용을 지불하라고 권유한다.
누구를 위한 보존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물시 부족을 위한 보존이라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에티오피아 물시 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