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나무는 살기 위해 죽는다. 겨울의 심장으로 벌거벗고 들어가 이미 예감했던 죽음을 몸 속 깊이 그어 놓는다 백번의 죽음이 백번의 삶을 일으켜 세우고 천번의 삶이 천번의 죽음을 제사지낸다 삶도 죽음도 제 자리에 있다는 듯 태어나 한 걸음 나아가지도 않은 채 죽은자리에서 살고 산 자리에서 죽는다 스스로가 껍질뿐인 관처럼 삶은 비워내고 죽음만을 안고 서있다 나무는 살기 위해 죽는다.
사진노트
2007-12-09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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