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춤을 추다..
한동안 또 나약함이란 것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깜깜하고도 시린 음률이 흐르고 그 음률에 맞춰 온몸의 감각세포들이 활동을 한다.
어떠한 일들에 대한 책임감이 내게 주어지게 되면 나는 그것이 참 버겁게 느껴진다.
그것이 내게 합리적으로 주어진 책임감이면 그 버거움이 덜 했을텐데..
다른사람의 책임까지 내게 덮어지니 그 버거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어떠한 일이든 내것과 남의것을 구분지음으로 부터 고통은 시작되는 듯 하다.
나 또한 무의식적으로 내것과 남의것에 대해 선을 그어 놓았고
그로 하여금 내게 고통은 시작되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해보지 않으면 다 힘든일이 아닌줄 안다.
별로 안힘드니까 혼자서 살살 하세요.
어려운 일 아니니까 혼자서 하세요.
그렇게 말로만 툭 던지고 유유히 떠난다.
별로 힘들지 않은 일이 아니다.
별로 어렵지 않은 일이 아니다.
해보면 다 힘들다.
그러나 그들에겐 여전히 힘든일이 아니다.
왜냐, 그들은 이 일을 해보지 않았으니까..
그들이 이일을 해보기 전까지는 그들에게 이 일은 결코 힘든일이 아니다.
그렇게 사회는 돌아간다.
그렇게 사회는 내게 버거움의 무덤을 덮는다.
사소한 버거움이 자꾸만 겹쳐지고 겹쳐저 그것은 내게 견딜수 없는 버거움이 되었고
그 버거움은 내 눈물샘에 눈물을 고이게 하였고 결국 그 눈물들이 솟구쳐 나왔다.
서럽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그런 눈물이었던것 같다.
무엇이 그렇게 서럽고, 억울했을까..
바보같이 나약함에 춤을 추고 암울한 음률에 놀아난 까닭이었다.
그렇게 내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더 힘들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버겁고 힘들었던 일도 끝이났다.
언제나 그렇듯 시간은 모든것을 아무렇지 않은 일로 만들어 버린다.
지금 현재, 보란듯이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이 되어버렸다.
그저 지난 시간에 불과한..
결국은 이렇게 되리란걸 알았음에도,
어리석은 인간은 또 다시 똑같은 시간을 되풀이하게 되는것이다.
사는게 다 그런것이리라.
하루 아침에 깨닫는 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원효대사가 해골에 괸 물을 먹고 단숨에 해탈을 했지만,
모든 인간이 다 원효대사 같지만은 아닌것이 사실이므로..
겪고 또 겪으며 하나하나 몸에 익숙하게 되고,
서서히 자신에 맞게 적응해 나간다.
그리하여 진정한 깨달음을 가지게 될것이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의 과업일지도 모른다.
음률이 바뀌기 시작했다.
깜깜하고 차갑던 시린 단조의 음률이
따뜻하고 밝은장조의 음률로 넘어간다.
무겁고 흐느적 되던 나약함의 춤사위 또한
가볍고 경쾌한 춤사위로 변한다.
몇번이고 음률이 바뀌고
몇번이고 춤사위가 바뀔지도 모른다.
그것이 바로 사는것.
그것이 바로 인생일테니까..
나는 안다.
내 인생이 끝나는 시점, 그날은..
장조의 음률에 맞춰 경쾌한 춤사위로 마무리할 것이란 것을..
그것이 바로 내 인생의 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