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나무를 탔지 은사시나무가 춤을 추고 있었어 빛을 업고 춤을 추는 잎들이 바위에 흘러내렸어 아이는 그것을 잡으려고 올라가고 있었어 주르르 주르르 미끄럼을 타듯이 바지춤이 내려갈 때까지 무릎이 깨낄때까지 오르고 또 올랐어 얘야, 거긴 벼랑이야 아이는 소리를 듣지 못했지 바위를 엄마처럼 잡고 오르고 또 오르고만 있었던거야 바람이 등을 쳤어 가끔 새들이 머리를 쪼았지 아이는 돌아볼 수 없었어 오소소 오소소 오소소 오소소 은사시나무는 금빛 햇살에게 부탁을 했어 아이를 나에게 올려줄 수 없겠니 햇살이 아이에게 나무 한 그루를 주었어 아이는 더이상 오르지 않았어 그림자 은사시나무 아이는 시간도 모르고 춤을 추고 있어.
알섬
2007-10-21 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