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
병원에 입원하셔서 누워계신 할머니를 뵙고 왔다.
그 가늘디 가는 손목을 붙들고 한정 없이 이야기를 늘어놨다.
눈도 뜨고, 내 이야기에 대답도 하고, 날 봐주고.
고마웠다.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 어느 신이 내 기도를 들어준건지 모르겠지만,
만날 눈물 지으면서 한 기도를 들어줌에 감사하며,
난 또다시 똑같은 기도를 읊었다.
하느님, 예수님, 부처님, 성모마리아님 그 어느 신이든 상관 없으니까 제 기도를 들어주세요. 약속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프지 않고, 같이 하고싶은 말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예요. 아니, 어쩌면 많은 것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조금만 더 내가 옆에서 지켜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 어느 신이든 제 기도를 들어주세요. 눈물이 날 정도로 간절히, 가슴이 정신없이 뛸 정도로 간절히 그렇게 기도하니까 그 누구라도 들어주세요. 제발 내 옆에서 아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있을 수 있게 어린 나의 기도를 들어주세요. 제발. 제발. 제발.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