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캐피탈리즘
자본주의에서는 그 어떤 것도 자본주의를 초월할 수 없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은 어쩌면 기능성과 위생성만으로 충분한지 모른다.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더라도 거기에는 심미성도 있다. 다시 말해서 육체가 볼품 없는 자는 그 볼품 없는 육체를 옷 속에 숨길 수 있다. 자본주의는 자신의 육체에 대해 열등감을 지닌 자들을 대상으로 패션 산업을 만들어 번성한다. 아니 육체에 대해 열등감을 지닌 자들만으로는 자본주의 공허같은 욕망을 채울 수 없다. 그 공허를 채우기 위해서는 열등감 자체를 생산해야 한다. 그리하여 패션 산업은 끊임없이 번창한다. 헬스 또는 스포츠 센터 등도 일종의 패션산업은 아닌가? 다른 것은 몰라도, 성형 수술은 분명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패션산업이다. 차이야 있지만 얼굴에 열등감이 없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모든 사람들에게 차도르를 쓰게 하면 어떨까? 자본주의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를 거역할 용기가 없는 나는, 차도르 대신에 잠시 비누 거품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 거품이 나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동안, 나는 反자본주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