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번거리다 소리가 몸을 불렀다 훌떡 뛰어넘으라고 바람 속에 희번득이는 것은 한 마리 백마였다 눈이 마주쳤다 경계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백마였든지 바람이였든지 나였든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는 듯 달리고 또 달렸다 말갈기가 지느러미가 춤을 추었다 물 속으로 날고 있는 네 발의 나는 또 달리고 또 헤엄쳤다 요리조리 협곡을 빠져나가도 가로 막는 것들은 끊임없었고 다행히 아프지 않았다 소리는 그때까지도 몸에 달라붙어있었으나 있는 듯 없었다 아득한 소리 소리는 이미지를 만들지 못했다 두리번두리번거릴 뿐 멈춰! 소리는 내 안에 있었고 의지가 소리를 누르고 있었다 공명은 내 안에서 시작되었다 아득한 소리는 바깥으로 갈수록 약해지는 것이었으나 나를 울리는 나의 목소리로 다행히 돌아올 수 있었다
알섬
2007-08-12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