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산책 사람보다 숲의 숨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다 어스름한 저녁길에 바삐 서두르는 발자국들 하루 일과를 마친 숲 속의 것들도 숨 고를 시간이 필요하다 언제부터 숲은 숲일 수 없었는 지 알지도 묫한 채로 이젠 사람들을 품어줄 너그러움도 가끔은 없고 싶다 누가 다 받아준다고 했는가 그리하여 숲은 얼마나 더 숲일 수 있었는가 새들이 나뭇잎들이 계곡물들이 저마다 내색하지 않고 곪아오고 있었다 썩은 내도 향기롭다고 믿으며 숲에서 킁킁거리는 사람들은 결코 가해자라 생각하지 못한다 이젠 더이상 줄 것이 없어야한다 가해자로부터 충분한 배상이 필요한 때다 고요의 숲 새들도 나뭇잎도 계곡물도 잠시 쉬어가는 숲의 시간, 개 한 마리 들어오는 것인가 지나가는 것인가
알섬
2007-07-30 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