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에게
막달라 마리아의 손길은 더이상 오지 않았다 물 속으로 유영하는 나는 고의적으로 흐르는 것에 장애를 준다 커다란 물살이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밟지마세요 물 속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포말이 되어 항변한다 거길 왜 갔는 지 몰라 신념은 고집 같은 것으로 절대 굽힘이 없다 자유 의지의 발동으로 나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 속으로 흘러들기를 즐겨한다 때론 물집이 잡혀 톡 터지면 발등으로 점점히 하얗게 꽃을 피우고 간질간질한 이야기를 들으며 박박 긁어댄다 거길 왜 갔느냐고 삼천억원이나 줘야 목숨을 내놓는다면서,그 돈이면 없는 사람 얼마나 많이 배불리겠어, 발바닥으로 돌들이 일제히 박혀온다 발 가락가락으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들이 쿨럭거린다 막달라 마리아도 그들의 발은 씻겨주지 않겠지,세상이 뒤죽박죽이다 물 위로 비춰지는 내가 오래 곪았으되 손 보지 않아 굳어버린 징상스런 환부처럼.
어쩌자고 그 길에 나섰을까,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