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말이 통하지 않는 곳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경이로움 중 하나는,
굳이 언어라는 것이 없이도, 눈빛과 상황 만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이 이해되는가 하는 것이다.
내 갈 길을 찾아 돌아서고 있던 나를 아이들이 '세뇨라-' 하면서 불러세운다.
굳이 카메라를 가르키지도 않았건만 그냥 사진 찍어달라는 건가 보다 하는 직감에 뷰파인더에 눈을 가져다 대었다.
서툰 내 영어로 "꼭 인화해서 보내줄께" 말하는 마음 한 켠에
도대체 어디로 보내줘야 하는 건가하는 걱정이 스친다.
그 산동네에는 저 아이들이 살고 있었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2007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