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뒤를 단절시키는 나는 제법 축축해질 때까지 견디다 송곳이라도 뚫어줬으면 하는 살(煞)기를 가진 다음에야 당신을 보호해야하는 의무를 알고 있다 하늘이 내게 떨어뜨리는 것은 내가 하늘로 쏘아붙이는 것과는 어림없는 힘의 세기 당신은 가끔 휘몰아쳐오는 바람에 맞서보라고 나를 붙잡고 고개를 숙이고 내 살이 찢겨지는 것을 보면서도 나를 놓지 않는다 하늘이 떨어뜨린 것은 이미 당신의 살 속을 거쳐 뼈로 스미고 가끔 피도 받아내기를 서슴지 않는다 언젠가 나를 무게중심 삼아 하늘을 날아보겠다고 하늘에서 뛰어내리던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당신이 뼈에 나를 깊이 심게 되는 것을 목격한다 나는 당신의 무게중심이 될 수 없다 아주 평균의 강우량일 때나 당신의 보호자가 될 뿐이다 당신들은 제일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다 바람이 불어올 때 무게중심은 당신의 가슴 한 가운데 있음을.
알섬
2007-07-10 2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