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대한 기억
중랑천 둔치의 비스듬한 방벽에 조성된 화단에서 찍은 사진인데
저녁 해가 하천의 얕은 강물에 떨어져서 일렁대고 있었지요
갖가지 꽃이 어지럽게 핀 덤불은 바람에 흔들리고
벌과 나비는 앉을 꽃을 찾지 못해 헤매었지요
나는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파인더를 들여다 보았는데
흐르는 강물에 빛이 요동치면서 꽃잎은 마구 부셔지고
부는 바람에 흔들리면서 다시 한번 부셔졌습니다
그 해 여름에 큰 홍수가 나서 중랑천은 범람했고
화단은 물론이고 하천 변의 방벽까지 모두 허물어져 내렸는데
그 보수 공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