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불고 눈 내리던날...
바람불고 눈 내리던,
그러나 따뜻했던 날의 기억
나는 이 날을 몸시 따뜻했던 날로 기억한다.
나와 동행해주었던 한 아이.
얼마 전부터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페이퍼테이너뮤지엄에 가기 위해
건물하나 없는 올림픽 공원을 가로지르며 걷기 시작했다.
거의 도착했을 즈음. 하늘을 올려다보니 빠른 속도로 구름이 이동하고 있었다.
마침 앙상한 가지만을 남기고 우뚝 서 있는 나무는 발길을 멈추게 했고,
난 눈밭 위에 카메라를 세우고 촬영에 들어갔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그 아이가 춥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뒤를 돌아보았을 때,
아이는 자신의 옷으로 나를 감싸고 있었다.
찬바람이 참 매섭게 불었는데... 내 기억 속엔 그 날이 참 따뜻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