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me of City (부제: 그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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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me of City
도시를 지탱하는 무거운 회색 시멘트의 프레임과 그 아래 대조적으로 작게만 느껴지는 사람들.
그리고 나의 Frame에 담긴 그들. 그리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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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링크에서 좀 더 편하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http://nuguges.cafe24.com/bbs/view.php?id=picture&no=348
간만에 카메라를 둘러매고 동네 홈에버로 장을 보러 나섰다.
이런 저런 물건을 사고 집에 오는 길, 카메라 둘러 매고 나온 김에
사진이나 찍어보자는 생각으로 개천 둑을 따라 걸었다.
내부 순환로를 따라 여울진 개천으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길을 걷는 사람들.
멀리 소실점으로 모여드는 줄지어 선 교각들과 개천 길.
"음 이거 [그럴듯]하겠는 걸"
화면 분할의 미세한 차이와, 사람들의 위치에 따른
"[결정적 순간]"을 놓칠 새라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저 사람이 조금만 프레임 안쪽으루 들어와 주면 좋을텐데..
그렇지 그렇지..아 저사람이 걸리네..저사람은 왜 저기서
얼쩡인담...그래그래 움직여야지.."
일단 한장은 어떻게든 건져지겠다는 뿌듯한 생각에
'[포인트]'를 뒤로 하고 둑길을 계속 걸었다.
개천 둑 위에서 가느다란 실눈을 하고 이리저리 둘러보던 중,
내부 순환로의 두꺼운 시멘트 교각과 트러스에 자꾸 시선이 이끌린다.
"뭔가 [그럴듯]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데..."
도시의 위압감, 짓누름이 느껴지는 무거운 회색빛 시멘트 프레임,
그리고 프레임의 중심에 위치하는 화려한 경기장, 그리고 황량해보이는
어두운 조명의 흙길을 빠져나가는...프레임 밖으로 퇴장하는 조그만 사람들....
"[그럴듯]해... [그럴듯]해.."
"저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에구 저사람이 또 들어와버렸네, 아 저 자전거는
너무 빠르군..그래그래 온다온다...
......
오케이 이제 대충 [건진 것] 같으니 집에 가자~!"
[그럴듯]한 사진을 두어장 건진 것 같은 만족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옮겼다.
언제나 그렇지만, 약간의 구도차이와 사람들의 변화를 가진
비슷비슷한 사진들에서 ['결정적 순간'] 에 가까운 [그럴듯]한 사진을
고른다는 것은 상당히 고민 스러운 일이다.
사진을 골랐으면 좀 더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손질을 할 차례, 흑백변환도 해보고, 나름 섬세하다고
생각하는 색상 보정과 기타 손질을 이리저리 시도하고 비교해본다.
이제 사진은 [그럴듯]해보이니, 그에 걸맞는 제목과 간단한
코멘트를 첨부할 차례. 일단 떠오르는 단어들을 나열해본다.
저녁/도시/중량/시멘트/교각/조그만 사람들/프레임........
"그래 프레임. [그럴듯]하군. 사진의 틀이라는 뜻도 되고, 틀이라는 뜻도 되니..."
이왕이면 좀 더 [그럴듯] 해보이기 위해 영어로 제목을 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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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me of City
도시를 지탱하는 무거운 회색 시멘트의 프레임과 그 아래 대조적으로 작게만 느껴지는 사람들.
그리고 나의 Frame에 담긴 그들. 그리고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