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가을
나뭇잎들이 허공을 비질하는 소리가
마당에서 들려온다
해가 질 무렵까지 그들이
내게 길을 묻는 소리
가랑잎처럼 사락사락 들려온다
사람도 때론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조용조용 말해준다
거친 바람줄기 붉어질 때
깨닫는다,사람 속으로
희미하게 불켜진 길을 따라
유서처럼 잎새들이 사라져가고
나는 길 끝을 걸어가며
수없이 가랑잎의 등촉을 밝혀본다
한 장 가랑잎으로 나 또한
어두워진 하늘에 손을 내저으며
어딘가로 사라져가고 있다
가을길 에서... 이 병금 님
음악:Romeo & Juliet OST-What is a you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