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었다.
자리가 비었다.
내 마음 속의 자리가 비었다.
못 잊을 줄 알았는데
평생을 두고 생각할 줄 알았는데
사랑이라 생각해왔던 그 시간들이
거짓이었음을 알게 된 후부터,
더이상 너에게서
나에 대한 아낌과 존중이 느껴지지 않는 그 순간부터,
내 마음 속의 자리가 비었다.
너는 이미 나에게
사랑의 대상도 미움의 대상도 아닌,
철저한 타인(他人)이다.
고맙다.
너의 그 배려없는 행동이 아니었으면
평생을 바보같은 그 사랑 속에서 허우적댔을거다.
자리를 비웠다..
내 마음 속의 자리를 비웠다..
d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