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들고 그날은 그림자들이 말을 거는 오후였다 그들은 고요했는데 이따금 바람에 흔들거리며 살아있음을 보여줄뿐이었다 그들이 보여주는 세상은, 검고 모호하고 그리고 슬픔 빛을 등지고는 남몰래 서성거리다 검은 눈물로 자화상을 그린다 내가 지나가던 길은 그놈들이 엎치락뒤치락 거리던 곳이었다 자전거 주위에 그려진 검은 자화상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싶어 삼각대를 세운다 카메라를 올린다 필름레버를 한번 돌려놓는다 그리고 고개를 든다 고개를 든다 고개를 든다 고개를 들고 난 그림자를 다시 본다 그놈들은 검은 자화상을 그리던 것이 아니라 밝은 빛에 자신을 불태울정도로 뜨겁게 사는 밝음. 밝음 속 어둠이 아닌 어둠속의 빛 .. 그림자들이 그린 따스한 빛의 풍경 그날의 오후
saac666
2007-06-08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