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산골에 다녀왔습니다. 하늘 아래 첮동네라 할만한 열가구 남짓 사는 동네랍니다. 그곳에서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와 참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자연을 만났습니다. ....................................................................................................................... 눈(雪)은 숲을 다 빠져나가지 못하고 여기 저기 쌓여 있다. [자네인가, 서둘지 말아.] 쿵, 그가 쓰러진다. 날카로운 날(刃)을 받으며. 나는 나무를 끌고 집으로 돌아온다. 홀로 잔가지를 치며 나무의 沈默을 듣는다. [나는 여기 있다. 죽음이란 假面을 벗은 삶인 것. 우리도, 우리의 겨울도 그와 같은 것] 우리는 서로 닮은 아픔을 向하여 불을 지피었다. 窓너머 숲 속의 밤은 더욱 깊은 고요를 위하여 몸을 뒤채인다. 내 淸潔한 죽음을 確認할 때까지 나는 不在할 것이다. 타오르는 그와 아름다운 距離를 두고 그래, 心臟을 조금씩 덥혀가면서. 늦겨울 태어나는 아침은 가장 完璧한 自然을 만들기 위하여 오는 것. 그 後에 눈 녹아 흐르는 방향을 거슬러 우리의 봄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1980.2.하순) 기형도 /겨울 눈(雪) 나무 숲
강현민
2003-11-03 2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