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산골에 다녀왔습니다.
하늘 아래 첮동네라 할만한 열가구 남짓 사는 동네랍니다.
그곳에서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와 참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자연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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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雪)은
숲을 다 빠져나가지 못하고
여기 저기 쌓여 있다.
[자네인가,
서둘지 말아.]
쿵, 그가 쓰러진다.
날카로운 날(刃)을 받으며.
나는 나무를 끌고
집으로 돌아온다.
홀로 잔가지를 치며
나무의 沈默을 듣는다.
[나는 여기 있다.
죽음이란
假面을 벗은 삶인 것.
우리도, 우리의 겨울도 그와 같은 것]
우리는
서로 닮은 아픔을 向하여
불을 지피었다.
窓너머 숲 속의 밤은
더욱 깊은 고요를 위하여 몸을 뒤채인다.
내 淸潔한 죽음을 確認할 때까지
나는 不在할 것이다.
타오르는 그와 아름다운 距離를 두고
그래, 心臟을 조금씩 덥혀가면서.
늦겨울 태어나는 아침은
가장 完璧한 自然을 만들기 위하여 오는 것.
그 後에
눈 녹아 흐르는 방향을 거슬러
우리의 봄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1980.2.하순)
기형도 /겨울 눈(雪) 나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