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녀석 봐라!
회사 베란다, 내 흡연실.
담배를 피우다가 문득 발끝 아래서 발견한 이 녀석, 어라!
머리카락 한무더기, 먼지 한 아름,
더럽기만 한 하수구에서 싹을 틔우다니,
놀랍네.
꽉 막힌 서부간선도로, 촘촘히, 나란히 서있는 주공 아파트들,
큰 변전소에서는 전자파가 얼마나 나올까? 비행기에서도 보이는 그리고 한진택배 건물...
베란다에서 보이는 요놈들은 내 친구들, 요즘들어 더욱 친해진 놈들.
한없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나에게,
조금씩 힘을 주는 이 녀석,
날 보며 씩 웃어주는 이 놈들,
이제 수면 밖으로 떠오를 때가 된건가?
모처럼 웃음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