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녀석 봐라! 회사 베란다, 내 흡연실. 담배를 피우다가 문득 발끝 아래서 발견한 이 녀석, 어라! 머리카락 한무더기, 먼지 한 아름, 더럽기만 한 하수구에서 싹을 틔우다니, 놀랍네. 꽉 막힌 서부간선도로, 촘촘히, 나란히 서있는 주공 아파트들, 큰 변전소에서는 전자파가 얼마나 나올까? 비행기에서도 보이는 그리고 한진택배 건물... 베란다에서 보이는 요놈들은 내 친구들, 요즘들어 더욱 친해진 놈들. 한없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나에게, 조금씩 힘을 주는 이 녀석, 날 보며 씩 웃어주는 이 놈들, 이제 수면 밖으로 떠오를 때가 된건가? 모처럼 웃음지어본다.
NoeulDasom
2007-06-05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