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3 [어린 양은 몽골 어린이의 장난감]
어린 양은 몽골 어린이의 장난감
몽골에는 플라스틱 장난감이라곤 없다
맥도날드의 키즈밀을 먹고 뜯는 중국제 장난감도 없다
사내아이에겐 그 흔한 장난감 차도 없고
계집아이에겐 그 흔한 디즈니 푸(Pooh)인형도 없다
사출기로 찍혀 나온 대량생산품 장난감은 없다
몽골의 장난감은 모두 유일무이 하나 뿐이다
자연이 기르는 모든 생명이 장난감이다
생명이 생명을 데리고 노는 통생명의 땅
바로 몽골의 산야요 몽골 어린이의 장난감이다
생명의 체온을 품고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명 덩어리의 일부분으로 살아가는 몽골
어린 양은 게르안에서 같이 아이들과 태어난다
아이가 몸을 뒤척이기도 전에 양이 뛰어다니면
아이는 소리로 놀고
아이가 걸음마를 익히면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어 함께 자란다
잡히기 싫어 이리 저리 몰려 다니며 소리지른다
양은 한 놈이 울면 모두 음에라는 소리와 함께 운다
태어나서 걸음마 보다 말을 먼저 타고
걷지도 못하면서도 동물과 함께 노는 몽골의 아이들
세살 꼬마가 집채만한 낙타를 모는 나라
위대한 칸의 나라 몽골에서 내려온 삶의 지혜이다
황량한 벌판에서 수천년을 바람에 실려 살아온 유목민들
동물을 사랑하는 정도가 아니라
동물을 사람처럼 가족으로 대하며
생명의 풍요를 조금씩 누리고 산다
생명이 장난감인데 심심할 일이 없다
겨울이면 품속에 양을 안고
여름이면 품밖에 양을 안는다
양은 밧데리로 움직이지도
어린이가 하자는 대로 하지도 않는다
21세기는 쌍방향의 시대이다
돌아오지 않는 자극은 폭력이다
2004/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