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는 아버지 연분홍 보자기에 양껏 싸고 또 싸도 모자라 한 쪽 손 심심하다며 담을 것 뭐 없나 싸고 또 싸도 돌아보면 다 가져다 줄 것만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 덜컹거리는 읍내버스 달리고 달려 시외버스로 갈아타고 자울자울 유리창 너머 봄도 없이 서울 가는 버스 타려 터미널에 와 칠천원이 어디냐 아끼려다 바로 떠나는 우등을 두 대나 보내고 네 시간 지나면 만나볼 자식과 손주들 생각에 바짝 마른 침을 삼키며 물 한 잔도 없이 앉아 기다리지도 못하고 삼십분 넘게 남은 시간을 두리번두리번
알섬
2007-05-20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