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상담 모든 것이 뒤흔들리고 있는 때에 이내 다시 무너져 버리고야 말 것을 건설한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 힘을 낭비하기보다는 물결치는 대로 떠다니는 편이 낫다. 그렇게 하다보면 목적이 뚜렷하게 보일 때까지 견뎌 낼 수가 있게된다. 이겨 나아가는 것이 전부다. 힘을 쓰지 않으면 않을수록 더 좋다. 나중에 쓸 데가 있을테니 붕괴해 가는 세기에 있어서 개미 모양 자꾸만 되풀이해서 시민 생활을 세워 보려는 의지. 그것들이 대부분 수포로 돌아가는 꼴을 나는 지겹도록 보아왔다. 그것은 감동적이고 우스꽝스러우며 쓸데없는 일이다. 그것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굴러 떨어지기 시작하는 때에는 사태를 멎게 할 도리라고는 없다. 멎게 하려다 그 밑에 깔려 버린다. 레마르크 개선문 중 일부. 내 생의 건축 상담이 이루어졌던 지난 날. 그 곳엔 내가 없었다.
bagdad
2007-05-01 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