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장하는 여자 감추는가, 드러내는가. 여자들은 그녀들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만난다. 창가에 앉아 화장에 몰두한 아내가 신비롭다. 드러낸들, 감춘들 본질은 바뀔 수 없는 것일진대 습관처럼 굳어진 세상으로의 진출은 번거롭다. 치장하는 사소한 일은 더 이상 새삼스럽게 행복하거나 흥분되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부각시키고 덮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세상에 나서는 데에는 이처럼 간단하지만 중요한 절차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불편한 인격은 여자들이 화장하는 일처럼 감추고 드러내는 데에 익숙하다. 내면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세상에 쏟아놓을 수는 없다. 이미 우리는 자신을 알아볼 수 없도록 능숙하게 위장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으므로. 화장을 한들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의 인격이, 우리의 본성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나이 든 아내는 점점 화장하는 일이 힘겹다.
무심한 일상
2007-04-23 1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