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잎새
출근 길에 보면 나무가 반짝인다.
해가 동편에서 뜨고 있고 나는 서편 문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점심 시간에 나무가 반짝이는 걸 보려면 나무 아래로 기어가야 한다.
해가 하늘에 높이 있어서.
오늘 학교에서 21세기 강연이 있었다.
참 멋진 연설이었다.
대강의 주제는 '맘만 잘 먹으면 새마을 운동처럼 성공할 수 있다'였는데 . . . .
하지만
나무를 보면 알 수 있다.
해를 비추는 쪽보다 해가 비추어 오는 곳이 따사롭고
빛을 주는 방향보다 그늘진 반대에서 그림자를 만들며 사랑스럽게 올려보는 시선이 더 아름답다는 걸
살아봐라 맘 먹은대로 되나.
맘 안먹은대로 무너진 그늘같은 얼굴의 사람들이 죄다 의지박약아이던가 물어보아라.
나는 아이들이 성공시대의 새마을운동가나, 철인 같은 의지를 지닌 엘리트가 되는 것도 좋지만
(정말이지 얘들아 너희들이 다 칸트가 되어서는 안되는 거야)
가끔은 해가 되기보다 나무가 되고,
해를 비추는 사람보다는 그늘진 사람의 곁에 서서 반짝이는 나뭇잎이 흔들릴 때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성장을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