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사살
거울 속 나는 식물인간 네가 움직여줘야 따라 움직인다 그렇다고 생각이 같진 않다 이 세상에선 내 맘이다 우린 분명 둘이며 하나다 거울 속 나에게 너는 진짜가 아니라며 무미건조한 확인 사살이 시작되면 고개 숙이고 끄덕여주긴 하지만 어느 것이 진짜란 말인가 나도 이 세상에선 진짜다 너는 내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듯 무엇으로 가려버린다 하지만 가린다고 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거울 속에 있음을 너는 잘도 안다 그러면서도 혼자의 존재에 대해 어깨를 들어올리며 자랑스러워한다 비로소 나는 나다 누군가 네가 가리운 그것을 벗기고 갔다 너는 그것도 모른 채 떠들어댄다 어 저 속의 것이 더 멋지잖아 괜찮은 걸 차라리 저걸 쓰도록 하자 거봐 애쓰지 않아도 존재는 알려진다고 어디서 깔깔거리는 데 와르르르 무너진다 경계 그것은 사살되었다 욕심이다 탕탕!! 탕!탕!탕!